만성통증이 안 낫는 이유 — 노력이 아니라 루틴이 문제다
만성통증 환자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건강 루틴이 철저하다는 것이다. 아침마다 스트레칭을 한다. 해독주스를 챙겨 먹는다. 저녁마다 운동을 한다. 유튜브에서 좋다는 건 다 해봤다. 그런데 안 낫는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안 나을까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루틴 자체가 내 몸에 안 맞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맞는 루틴은 없다
운동선수들에게 루틴이 있다. 골프 선수가 스윙 전에 연습 동작을 하고, 야구 선수가 타석에서 배트를 돌리고. 심리적 안정감과 자기만의 흐름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매일 새벽에 달리는 것, 아침에 해독주스를 마시는 것, 퇴근 후에 헬스장에 가는 것. 다 나를 위한 루틴이다.
하지만 삶의 모범 루틴이란 건 없다. 내 몸 상태에 따라 바뀌고 수정되어야 한다.
지금 건강하다면 — 루틴을 유지하라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상태는 이렇다. 밤에 숙면을 취한다.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하지 않다. 식욕이 있고 소화가 잘 된다. 몸에 활력이 느껴진다. 이 네 가지가 다 된다면 지금 루틴을 유지하면 된다. 잘하고 있는 거다.
하지만 이 중 하나라도 안 된다면. 그리고 열심히 관리하는데도 안 낫는다면. 그 루틴을 의심해야 한다.
정반대로 바꿔보라
너무 강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습관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채식을 많이 하고 있다면 육식을 늘려라. 육식이 많다면 채식을 늘려라. 운동량이 많다면 오히려 덜 움직여라. 같은 장소에서 오래 있다면 공간을 바꿔라. 매일 스트레칭을 하는데 안 낫는다면 스트레칭을 멈춰봐라.
오십견인데 어깨가 아니라 목을 먼저 보는 것처럼 내 루틴도 마찬가지다. 정반대가 답일 수 있다.
진료실에서 본 경험
매일 아침 5km를 달리던 분이 있었다. 무릎이 아파서 오셨다. "달리기를 2주만 쉬어보세요." 2주 후에 무릎 통증이 사라졌다.
매일 샐러드만 먹던 분이 있었다. 만성 피로가 안 낫는다고 하셨다. "고기를 좀 드셔보세요." 한 달 후에 피로가 줄었다고 하셨다.
잡곡밥이 건강식이라고 매일 드시던 분이 있었다. 속이 늘 더부룩하다고 하셨다. 잡곡밥이 오히려 소화를 망칠 수 있다. 흰쌀밥으로 바꾸시라 했다. 위장이 편해지셨다.
만성통증 환자분께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을 다 멈춰보세요" 하면 대부분 놀라신다. "운동을 안 하면 더 아픈 거 아닌가요?" 그런데 멈추면 좋아지는 분들이 꽤 있다. 과한 운동이 오히려 회복을 방해하고 있었던 거다.
자주 묻는 질문
Q. 운동을 멈추면 더 안 좋아지는 거 아닌가요?
운동 자체가 나쁜 게 아닙니다. 지금 내 몸에 안 맞는 운동을 억지로 하는 게 문제입니다. 멈춰보고 좋아지면 그 운동이 내 몸에 안 맞았던 것입니다.
Q. 루틴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요?
지금 하고 있는 것의 정반대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채식 중심이면 육식을 늘리고, 운동을 많이 하고 있으면 줄여보세요. 2주만 바꿔보면 내 몸이 답을 알려줍니다.
Q. 스트레칭도 안 좋을 수 있나요?
스트레칭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건 아닙니다. 등이 이미 평평한 사람이 등 펴기를 하면 오히려 목과 허리가 아픕니다. 내 몸에 맞는 스트레칭인지가 중요합니다.
Q. 열심히 관리하는데 왜 안 낫나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방향이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모범 루틴은 없습니다. 내 몸 상태에 맞지 않는 루틴을 계속 반복하면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안 낫는다면. 더 열심히 하지 마라. 방향을 바꿔라. 만성통증이 안 낫는다면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방향이 잘못된 거다. 루틴을 정반대로 바꿔보라. 2주면 내 몸이 답을 알려준다.
— 자생력한의사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