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효능, 보약이라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 어지럼증·두통에 쓰는 이유
요즘 체중 감량을 위해 당 섭취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커피를 줄이고 있는데 모닝커피의 유혹을 끊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 소식에 고향 어머니가 천마차를 보내셨다. 먹어보니 달달하고 맛있다. 커피보다는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천마는 보약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요즘 천마차를 많이들 찾는 것 같다
건강 음료처럼 마시는 분도 계신다. 천마는 아무나 먹는 보약이 아니다. 특정 상황에서 빛나는 약이다.
정풍초(定風草) — 바람을 잡는 풀
천마의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정풍초(定風草). 바람을 잡아주는 풀이라는 뜻이다. 한의학에서 "풍(風)"이란 떨림, 경련, 어지러움, 두통. 몸이 과잉 반응하고 과흥분하는 상태다. 천마는 이 바람을 잠재운다.
천마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천마는 보통 식물이 아니다. 잎이 없다. 엽록소가 없다. 광합성을 하지 않는다. 뿌리도 없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깊은 산 숲 바닥. 완전한 어둠.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버섯 균사를 조용히 흡수하며 살아간다.
다른 약재들을 보자. 황기는 햇볕을 정면으로 받으며 자란다. 그래서 기운을 끌어올리는 약이 됐다. 감초는 중앙아시아 사막에서 주변과 공존하며 자란다. 그래서 다른 약재들을 조화시키는 약이 됐다.
천마는 다르다. 방어하지 않는다. 발산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다. 반응하지 않는다. 그저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살아남았다. 이것이 천마의 생존 전략이다. 극단적인 저반응성. 극단적인 안정.
생태와 약성의 연결
이 해석은 은유에 가깝다. "저반응성 식물이 과흥분된 몸을 안정시킨다"는 논리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조들이 천마의 생태를 관찰하고 내린 직관이 현대 약리학이 밝혀낸 천마의 작용과 어긋나지 않는다. 우연일 수도 있다. 그러나 2천 년의 임상 경험이 쌓인 직관은 가볍게 버릴 수 없다.
현대 약리학도 확인했다
천마의 핵심 성분은 가스트로딘(gastrodin)이다. 가스트로딘은 혈뇌장벽(BBB)을 통과해 뇌에 직접 작용한다. 이는 천마가 신경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뇌에서 GABA라는 억제 신경전달물질을 강화한다. 흥분을 가라앉히는 브레이크 역할이다. 생태에서 읽은 "저반응성·진정"이 분자 수준에서 확인된 것이다.
천마가 필요한 사람 vs 필요 없는 사람
천마가 필요한 사람은 고개를 돌릴 때 어지러운 분, 긴장성 두통이 잦은 분, 손이 떨리는 분, 스트레스 받으면 머리가 무거운 분이다.
천마가 필요 없는 사람은 건강한데 예방 차원으로 드시려는 분, 보약으로 기운을 채우고 싶은 분이다. 천마는 보약이 아니다. 채우는 약이 아니라 잠재우는 약이다. 풍(風)이 없으면 쓸 필요가 없다.
인삼이 꺼진 불을 살리는 연료라면 천마는 과열된 기계를 식히는 냉각수다. 황기와 인삼의 차이에서도 말했듯이 보약은 내 몸 상태에 맞아야 약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천마차를 매일 마셔도 되나요?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있는 분은 도움이 됩니다. 건강한 분이 매일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천마는 보약이 아니라 특정 증상에 쓰는 약입니다.
Q. 천마는 누가 먹으면 안 되나요?
혈이 부족한 분이 단독으로 쓰면 안 됩니다. 풍을 잡을 뿐 혈을 채우지 못합니다. 임산부도 신중해야 하며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천마와 인삼을 같이 먹어도 되나요?
인삼은 기를 채우고 천마는 풍을 잡습니다.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같이 쓰면 보완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혈압이 높거나 열이 많은 체질은 인삼이 오히려 풍을 부추길 수 있으니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천마는 어떤 증상에 좋은가요?
고개를 돌릴 때 어지러운 분, 긴장성 두통이 잦은 분, 손이 떨리는 분, 스트레스 받으면 머리가 무거운 분에게 좋습니다. 건강한 분이 예방 차원으로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바람이 부는 몸에는 천마가 약이다. 바람이 없는 몸에는 천마가 필요 없다. 내 몸의 바람(風)을 치료하는 약초, 천마.
— 자생력한의사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