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에 들어가는 그 약재 — 황기는 왜 인삼보다 많이 넣을까?

핵심 요약 삼계탕에 인삼은 한 뿌리, 황기는 한 줌. 인삼은 몸 안 깊은 곳의 원기를 채우고, 황기는 몸 바깥 방어선을 지킨다. 그늘에서 자란 인삼은 안을 채우고, 햇볕에서 자란 황기는 밖을 지킨다. 식물이 자란 환경이 약의 성격을 만든다. 삼계탕 한 그릇 안에 이 원리가 들어있다.

삼계탕을 끓여본 적 있으시죠. 인삼은 딱 한 뿌리 넣는다. 그런데 황기는 한 줌을 크게 넣는다. 왜 황기를 인삼보다 훨씬 많이 넣을까. 비싸서 인삼은 적게 넣는 걸까. 아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Samgyetang with hwanggi and ginseng — why hwanggi is added in handfuls while ginseng is just one root

인삼과 황기는 역할이 다르다

인삼은 몸 안에서 일한다. 장부 깊숙이 들어가서 원기를 채워준다. 피곤할 때, 기운이 없을 때. 안에서부터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약이다.

황기는 몸 밖에서 일한다. 피부, 근육, 땀구멍. 몸의 바깥 방어선을 지키는 약이다.

어의와 장군

비유하자면 이렇다. 인삼은 성 안의 왕을 돌보는 어의(御醫)이고, 황기는 성벽을 지키는 장군이다. 성 안이 아무리 든든해도 성벽이 무너지면 적이 들어온다. 삼계탕에 황기를 많이 넣는 건 성벽을 두텁게 쌓는 것이다.

왜 황기가 밖을 지키는 약인가

재밌는 게 있다. 인삼과 황기는 둘 다 추운 곳에서 자란다. 그런데 자라는 장소가 다르다.

인삼은 깊은 숲 바닥, 그늘에서 자란다. 햇볕을 피해 숨어서 자란다. 그래서 몸 안 깊은 곳에서 작동하는 약이 됐다. 황기는 산비탈, 햇볕 아래에서 자란다. 바람을 맞으며 드러난 곳에서 자란다. 그래서 몸의 바깥에서 작동하는 약이 됐다.

그늘에서 자란 약은 안을 채우고, 햇볕에서 자란 약은 밖을 지킨다. 식물이 자란 환경이 약의 성격을 만든 것이다. 당귀의 뿌리 구조가 혈관 구조를 닮은 것도 같은 원리다. 생태가 약효를 만든다.

Ginseng grows in deep shade while hwanggi grows in sunlight — their ecology determines their medicinal role

황기가 필요한 경우

첫째, 땀이 잘 나는 분. 기운이 없어서 저절로 땀이 난다면 황기가 바깥 방어선을 보강해준다. 둘째, 감기에 자주 걸리는 분. 면역력이 약하다고 느끼는 분에게 황기가 몸의 방어벽을 두텁게 해준다. 셋째, 상처가 잘 안 낫는 분. 수술 후 회복이 느린 분에게 황기가 새살이 돋도록 도와준다. 넷째, 만성 피로. 아침부터 기운이 없고 하루 종일 처지는 분에게 황기가 빠진 기운을 올려준다.

집에서 활용하는 법

황기차. 황기 10g을 물 700ml에 넣고 약한 불에 30분 정도 끓인다. 하루 2~3잔. 감기 예방에 좋다. 황기 10g에 대추 5개를 함께 끓이면 맛도 좋고 기운도 난다. 환절기에 가족 모두 마시기 좋다.

미역국에 황기 한 조각 넣는 것도 좋다. 산후에 미역국 끓일 때 황기를 넣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미역이 혈액순환에 좋은 이유와 황기의 방어력이 합쳐지면 산후 회복에 시너지가 난다.

Hwanggi tea recipe — simple way to boost immunity at home

이런 분은 주의

감기 초기에는 황기를 피하는 게 좋다. 감기에 걸리면 나쁜 기운을 밖으로 빼야 하는데, 황기가 바깥을 닫아버리면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감기가 나은 뒤에 황기를 쓰는 게 맞다. 몸에 열이 많은 분도 따뜻한 성질이 맞지 않을 수 있다.

진료실에서 본 경험

진료실에서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분께 처방을 보면 인삼과 황기가 같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인삼이 안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황기가 밖에서 그 에너지를 지켜준다. 둘이 합쳐져야 완전하다. 삼계탕에 둘 다 넣는 이유가 있다.

Samgyetang boiling — ginseng fills the inside while hwanggi guards the outside
자생력 한의사의 Insight 삼계탕에 인삼은 한 뿌리, 황기는 한 줌. 그늘에서 자란 인삼은 안을 채우고, 햇볕에서 자란 황기는 밖을 지킨다. 식물이 자란 환경이 약의 성격을 만든다. 삼계탕 한 그릇 안에 이 원리가 들어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황기와 인삼의 차이가 뭔가요?

인삼은 몸 안 깊은 곳의 원기를 채우는 약이고, 황기는 몸 바깥 방어선을 지키는 약입니다. 삼계탕에 둘 다 넣는 건 안과 밖을 동시에 보하기 위해서입니다.

Q. 황기차는 어떻게 만드나요?

황기 10g을 물 700ml에 넣고 약한 불에 30분 끓이면 됩니다. 대추 5개를 같이 넣으면 맛도 좋습니다. 하루 2에서 3잔이면 충분합니다.

Q. 감기 걸렸을 때 황기 마셔도 되나요?

감기 초기에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황기가 바깥을 닫아버려서 나쁜 기운이 빠져나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감기가 나은 뒤에 드시는 게 맞습니다.

Q. 삼계탕에 황기를 인삼보다 많이 넣는 이유가 뭔가요?

인삼은 안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황기는 밖에서 그 에너지를 지켜줍니다. 성벽을 두텁게 쌓는 것과 같습니다. 황기를 넉넉히 넣어야 방어선이 든든해집니다.

삼계탕에 인삼은 한 뿌리. 황기는 한 줌. 인삼이 안에서 채우고 황기가 밖에서 지킨다. 둘이 합쳐져야 완전하다.

— 자생력한의사 김하늘

김하늘 한의사 프로필

김하늘 — 한의사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한방재활의학 전문의 · 한의학 박사
20년간 척추·관절 질환을 진료하며 "증상은 여기, 원인은 저기"의 관점으로 몸의 연결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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