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커피 마시면 가슴이 답답하다 — 무엇이 문제일까?

이미지
핵심 요약 차가운 음료 마시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건 식도 문제가 아니다. 위장이 갑자기 냉해지면 심장이 위장을 도우려고 더 열심히 일한다. 심장이 과도하게 긴장하면서 가슴이 조이고 답답해지는 것이다. 이열치열. 따뜻한 한 잔이 더 건강할 수 있다. 여름이다.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이런 분들이 꽤 있다. "차가운 음료 마시면 가슴이 답답해요." "꽉 조이는 느낌이 나요." 특히 여성분들이 많다. 어디가 문제일까. 식도 경련? 횡격막 긴장? 기사를 찾아봤다. 어떤 의사는 식도 경련이라고 한다. 차가운 자극에 식도 근육이 수축하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어떤 한의사는 횡격막 주변의 긴장이라고 한다. 복부 장기가 냉각되면서 횡격막이 경직되고 심장을 압박한다는 설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환자분들에게 설명하는 건 다르다. 위장이 식으면 심장이 힘들다 이런 분들은 대부분 심장과 위장이 약한 분들이다. 가슴이 답답하다는 건 심장이 과도하게 긴장하고 있다는 신호다. 왜 그런가. 차가운 음료가 들어오면 위가 갑자기 냉해진다. 위 기능을 다시 원활하게 하려면 심장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건강한 심장이라면 별 문제 없다. 금방 대응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심장이라면 주변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가슴이 조이는 느낌. 답답한 느낌. 이게 식도의 문제가 아니다. 심장이 보내는 신호다. 심장이 긴장하면 어깨도 올라가고 숨도 얕아진다. 노궁혈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심장 하나가 풀리면 연결된 모든 것이 풀린다. 이런 분들은 냉커피를 피하시라 여름이지만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더 건강할 수 있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공복에 냉커피는 특히 위험하다. 빈 위장에 찬 음료가 들어가면 심장의 부담이 가장 커진다. 마시더라도 식...

한약재 지도 — 생태가 약효를 만든다.

이미지
같은 뿌리인데, 하나는 보약이 되고 하나는 사약이 되었다. 인삼은 보약의 대명사다. 부자(附子)는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던 사약의 재료였다. 둘 다 뿌리다. 둘 다 한약재다. 그런데 왜 하나는 살리고 하나는 죽이는가. 답은 성분표에 없다. 자란 자리에 있다. 인삼은 그늘에서 자라 안을 채우고, 황기는 볕 아래서 자라 밖을 지킨다. 당귀는 뿌리가 갈라지며 혈관을 닮았고, 부자는 추운 땅에서 뜨거운 에너지를 응축했다. 식물이 견뎌낸 환경이 곧 그 약재의 성격이 된다. 이것이 생태본초의 원리다. 인삼과 황기 — 안을 채우는 약, 밖을 지키는 약 삼계탕에 인삼은 한 뿌리, 황기는 한 줌. 그늘의 인삼은 안에서 원기를 채우고, 볕의 황기는 밖에서 방어선을 지킨다. → 삼계탕에 들어가는 그 약재 — 황기는 왜 인삼보다 많이 넣을까? 인삼과 녹두 — 같은 약이 사람에 따라 독이 되는 이유 조선의 왕이 인삼을 먹고 쓰러지자 어의가 가져온 건 녹두탕이었다. 뜨거운 인삼의 기운을 녹두의 찬 기운이 식혀준 것이다. → 조선 왕이 인삼 먹고 쓰러졌다 — 어의가 가져온 것 연근 — 성분이 아니라 생태에 답이 있다 연근차가 혈액순환에 좋은 이유는 폴리페놀도 비타민C도 아니다. 진흙 속에서 구멍을 뚫어 공기를 통하게 하는 연근의 생태 그 자체다. → 연근차가 혈액순환에 좋은 진짜 이유 — 성분이 아니라 생태에 답이 있다 사향 — 100년 향수에 들어간 한약재 샤넬 넘버5에는 한의학 최고의 약재, 사향이 들어간다. 막힌 것을 뚫고 순환시키는 그 성질이 향으로 100년을 사랑받았다. → 샤넬 넘버5에 한약재가 들어간다? — 100년 향수의 비밀 부자 — 사약에도, 보약에도 부자는 추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뜨거운 에너지를 응축한 약재다. 몸이 찬 사람에게는 명약, 몸이 뜨거운 사람에게는 독. 같은 약이 사람에 따라 갈린다. → 사약에도 보약에도 쓰이는 약재 — 부자(附子)의 두 얼굴 당귀 — 마땅히 돌아온다는 뜻 ...

혈자리 지도 —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이미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자주 놀라는 순간이 있다. 어깨가 아프다는데 다리를 짚을 때. 허리가 아프다는데 손등을 짚을 때. "왜 거기를 눌러요?" 많이 듣는 질문이다.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경락은 장부와 장부를, 팔다리와 몸통을 잇는 길이다. 그 길 위에 혈자리가 있다. 혈자리 하나를 누르는 건 국소 부위 하나를 자극하는 게 아니라 그 길 전체에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심장을 다스리는 혈자리 — 노궁혈 손바닥에 있다. 긴장될 때, 떨릴 때, 잠이 안 올 때. → 노궁혈 — 손바닥에 있는 우황청심원 어깨를 푸는 혈자리 — 족삼리 다리에 있는데 어깨를 푼다. 20년 넘게 어깨 치료에 가장 많이 써온 혈자리다. → 족삼리 — 어깨 치료에 가장 많이 씁니다 발목을 지키는 혈자리 — 소택혈 손끝에 있는데 발목 인대를 돕는다. 등산 중 발목을 삐끗했을 때. → 등산 발목 염좌 — 소택혈 지압법 소화를 돕는 혈자리 — 극문·내관 손목 안쪽에 나란히 있다. 체했을 때, 속이 답답할 때. → 소화불량 지압 — 극문·내관 허리와 다리를 잇는 혈자리 — 후계혈 손등에 있는데 좌골신경통에 쓴다. 다리가 저릿하고 당길 때. → 좌골신경통 — 후계혈 지압법 다섯 혈자리, 한 가지 원리 손바닥의 노궁혈이 심장을 통해 어깨까지 풀어주고, 다리의 족삼리가 위장을 넘어 어깨까지 손을 뻗는다. 몸에서 멀리 떨어진 두 지점이 실은 같은 길 위에 있다. 아픈 곳만 누르지 마시라. 어디가 아픈지보다 그 통로가 어디서 시작되는지 를 아는 것이 먼저다. 증상은 여기 있지만 원인은 저기 있다. 혈자리만큼 이걸 잘 보여주는 것이 없다. — 자생력한의사 김하늘 김하늘 — 한의사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한방재활의학 전문의 · 한의학 박사 20년간 척추·관절 질환을 진료하며 "증상은 여기, 원인은 저기"의 관점으로 몸의 연결을 읽습...

노궁혈 — 손바닥에 있는 우황청심원

이미지
핵심 요약 노궁혈은 손바닥에 있는 우황청심원이다. 가볍게 주먹을 쥐었을 때 중지가 닿는 곳. 심장을 안정시키고 긴장을 풀어준다. 심장이 긴장하면 몸 전체가 긴장한다. 노궁혈 하나가 풀리면 연결된 모든 것이 풀린다. 긴장될 때, 떨릴 때, 잠이 안 올 때. 손바닥을 누르시라. 진료실에서 환자분을 보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있다. 손이다. 손을 먼저 잡아본다. 손이 차가운지 따뜻한지. 축축한지 건조한지. 손바닥에 열이 있는지. 손만 봐도 그 사람의 몸 상태가 느껴진다. 특히 손바닥이 뜨겁고 축축하면 심장이 긴장해 있다는 신호다. 노궁(勞宮) — 힘들게 일하는 궁궐 노궁혈의 한자를 보자. 노(勞)는 힘들다, 수고롭다. 궁(宮)은 궁궐, 가장 중요한 곳. 힘들게 일하는 궁궐. 인체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궁궐이 어디일까. 심장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뛰는 장기. 노궁혈은 그 심장과 연결된 혈자리다. 손바닥에 있는 심장의 대리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손바닥에 있는 우황청심원 우황청심원. 긴장될 때, 떨릴 때, 심장이 두근거릴 때 먹는 약이다. 노궁혈은 손바닥에 있는 우황청심원이다. 우황청심원이 심장을 안정시키듯 노궁혈을 누르면 심장이 편안해진다. 긴장이 풀린다. 마음이 가라앉는다. 약을 먹지 않아도 손바닥만 누르면 된다. 노궁혈 위치 가볍게 주먹을 쥐어보시라. 손바닥에 중지가 닿는 곳. 둘째와 셋째 손허리뼈 사이. 손금 주변. 그곳이 노궁혈이다. 누르면 뻐근하면서 시원한 느낌이 난다. 양손에 다 있다. 눌러서 더 아픈 쪽을 먼저 지압하면 된다. 노궁혈 효능 세 가지 노궁혈을 누르면 크게 세 가지가 달라진다. 첫째, 심장의 열을 내린다. 스트레스나 긴장이 쌓이면 가슴에 열이 오른다. 한의학에서는 이걸 화병의 시작으로 본다. 노궁혈은 이 열을 내려주는 대표적인 혈자리다. 둘째, 맥을 안정시킨다. 심장이...

유치원 급식이 매일 잡곡밥입니다 — 한의사 아빠는 걱정됩니다.

이미지
핵심 요약 유치원 급식이 매일 잡곡밥이다. 영양학적으로 좋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의 위장은 어른과 다르다. 잡곡은 씨앗이다. 씨앗은 원래 소화가 안 되게 설계됐다. 어른의 위장도 힘든 걸 아이의 작은 위장에 매일 넣는 것이다. 좋은 음식이 아니라 내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음식이 좋은 음식이다. 우리 딸 유치원 급식 식단표를 봤다. 월요일 잡곡밥. 화요일 잡곡밥. 수요일 잡곡밥. 목요일 잡곡밥. 금요일 잡곡밥. 한 달 내내 잡곡밥이다. 영양학적으로 좋다고 한다 섬유질, 미네랄, 비타민. 그래서 학교도 유치원도 급식에 잡곡밥을 넣는다. 학부모들도 안심한다. "잡곡밥이니까 더 건강하겠지." 한의사 아빠인 나는 걱정이 된다. 아이의 위장은 어른과 다르다 어른과 아이의 위장은 다르다. 아이의 소화 기관은 아직 미성숙하다. 위산 분비도 적고 소화 효소도 부족하다. 장의 길이도 짧다. 잡곡은 어른도 소화하기 어려운 식재료다. 이전에 잡곡밥이 오히려 소화를 망칠 수 있다 는 글을 썼다. 그때도 말했다. "소화가 안 되는 섬유질은 장을 청소하는 게 아니라 장을 막는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는 어떻겠는가. 씨앗은 원래 소화가 안 되게 설계됐다 잡곡의 정체를 알면 이해가 된다. 잡곡은 씨앗이다. 콩, 수수, 조, 현미, 율무. 전부 씨앗이다. 씨앗은 원래 소화가 안 되게 설계됐다. 새가 먹어도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어 싹을 틔우려는 게 씨앗의 본능이다. 그래서 우리 위장도 이 껍질을 쉽게 분해하지 못한다. 어른의 위장도 힘든 걸 아이의 작은 위장에 매일 넣는 것이다. 아이가 밥을 안 먹는 진짜 이유 "우리 애가 밥을 잘 안 먹어요." 이 말을 많이 듣는다. 잡곡밥이 맛이 없어서가 아닐 수 있다. 소화가 안 돼서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것일 수 있다. 아이의 몸은 솔직하다. 소화할 수 없는 건 먹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