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나면 왜 담배가 끌릴까 — 뇌의 긴장과 이완의 비밀
밥 먹고 나면 담배가 끌린다. 흡연자분들은 아실 것이다. 힘든 일 끝나고 나면 담배가 끌린다. 긴장했다가 풀릴 때 담배가 끌린다. 왜 그럴까.
담배는 어디서 왔을까
담배. 한자로는 연초(煙草)라고 쓴다. 연기 나는 풀. 나무가 아니라 풀이다. 원산지는 중앙·남아메리카. 마야, 아즈텍 원주민들이 종교 의식에 사용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면서 유럽으로 전파됐고, 임진왜란 무렵 조선으로 들어와 "담바고"에서 "담배"가 되었다.
"담배가 담을 배출한다" — 틀린 말이다
"담배 = 담(痰)을 배출한다." 이런 속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틀린 말이다. "담배"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 "tabaco"에서 온 것이지, "담을 배출한다"는 한자 조합이 아니다.
의학적으로도 담배는 오히려 담(가래)을 더 만든다. 담배 연기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염증을 일으키고, 가래 분비가 증가하고, 배출 기능은 떨어진다. "담배 피면 가래가 잘 나온다"고 느끼는 건 밤새 쌓인 염증성 분비물을 기침으로 억지로 밀어내는 것일 뿐이다.
담배를 피면 왜 편해질까
담배에는 니코틴이 들어 있다. 니코틴은 뇌로 빠르게 전달된다. 니코틴이 뇌에 도달하면 도파민 방출을 촉진한다. 일시적으로 긴장이 완화되고 쾌감을 느낀다.
밥 먹을 때 뇌는 긴장한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사실 뇌는 긴장 상태다. 동물의 세계를 생각해보자. 초식동물은 풀을 급하게 뜯어먹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되새김질한다. 포식자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까. 먹을 때 항상 불안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시시대부터 내려온 본능이다. 먹을 때는 긴장 상태. 그래서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밥 먹고 나서도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밥을 다 먹었다. 그런데 뇌의 긴장이 바로 풀리지 않는다. 이때 담배를 피면 니코틴이 뇌로 가서 긴장을 풀어준다. "아, 시원하다." 그래서 밥 먹고 나면 담배가 끌리는 것이다.
힘든 일 후에 담배가 끌리는 이유도 같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긴장을 많이 했다. 뇌가 피곤하다. 이때 담배를 피면 니코틴이 뇌를 잠시 이완시켜준다. 스트레스로 기가 뭉치면 몸 곳곳에 신호가 나타난다. 체했을 때 효과적인 혈자리를 아는 것도 긴장을 푸는 한 가지 방법이다.
담배에는 4,000가지 유해 물질이 있다
담배에는 니코틴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4,000가지 유해 물질이 발견됐다. 카드뮴, 수은, 납, 비소. 비소는 사약에 들어가던 독이다. 사약에도 보약에도 쓰이는 약재 부자와 달리, 담배의 유해 물질은 법제 과정도 없이 그대로 몸에 들어간다.
시가는 다를까
"그래서 부자들은 시가를 피는 거 아니야?" 아니다. 시가는 더 해롭다. 시가 한 개에 담배 한 갑(20개비) 이상의 담배잎이 들어간다. 타르, 니코틴, 발암물질이 더 많다. 구강암, 인후암 위험이 더 높다. 부자들이 시가를 피우는 건 건강 때문이 아니라 고급 브랜드, 맛과 향, 사교 문화 때문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담배가 담을 배출한다는 말이 맞나요?
아닙니다. "담배"라는 이름은 포르투갈어 "tabaco"에서 온 것이지, "담을 배출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의학적으로도 담배는 오히려 가래를 더 만듭니다.
Q. 니코틴이 정말 뇌를 이완시키나요?
일시적으로 그렇습니다. 니코틴이 뇌에 도달하면 도파민 방출을 촉진해서 긴장이 완화되고 쾌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중독되면 금단 증상 해소를 이완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Q. 시가는 담배보다 안전한가요?
아닙니다. 시가 한 개에 담배 한 갑 이상의 담배잎이 들어갑니다. 타르, 니코틴, 발암물질이 더 많고, 구강암과 인후암 위험이 더 높습니다.
Q. 밥 먹고 담배가 끌리는 이유가 뭔가요?
먹을 때 뇌는 긴장 상태입니다. 원시시대부터 내려온 본능입니다. 밥을 다 먹어도 뇌의 긴장이 바로 풀리지 않는데, 이때 니코틴이 뇌로 가서 긴장을 풀어줍니다. 그래서 식후에 담배가 끌리는 것입니다.
밥 먹고 나면 담배가 끌리는 이유. 뇌가 긴장했다가 이완되고 싶어서다. 담배가 몸에 해로운 건 맞다. 하지만 왜 피우게 되는지 이해하면, 우리 몸을 바라보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 자생력한의사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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